The Book Thief 2013 DVDScr XViD NO1KNOWS

간과하기 쉬운
사실 하나

 

당신은 죽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발버둥쳐봐야
누구도 영원히 살 순 없습니다

 

결말을 알려준 것 같아서
미안하군요

 

충고 하나 할게요
수명을 다했을 때, 당황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그런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제 소개를 해야 할 것 같군요

 

당신은 나를
자주 만나게 될 겁니다

 

물론,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에 말이죠

 

나는 산사람에겐
접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죠

 

간혹, 예외도 있었습니다만..

 

아주 오래전 일인데요

 

이런 원칙을
깬 적이 있었습니다

 

관심이 생겼었거든요

 

(SINGING LULLABY IN GERMAN)

 

리젤 메밍거에 대해서,
난 잘 몰랐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 주의를 끌었죠

 

엄마

 

염려가 되었습니다

 

(PRIEST SPEAKING GERMAN)

 

(MOTHER SPEAKING GERMAN)

 

왠만하면, 네 엄만
같이 살려고 하셨단다

 

그건 알고 있지?

 

다 왔다
이리 오렴, 리젤

 

양부모님을 소개할게

 

이리 와

 

한스 후버만입니다

 

하인리히입니다

 

하인리히예요

 

사내아이는 어디 있나요?

 

죽었어요

 

뭐라구요?

 

오는 도중에요

 

철로 근방에 묻었답니다

 

아이 두 명과 두 명치
양육수당을 준다고 했는데요

 

로사, 죽은 걸
나무랄 순 없잖아

 

걔 엄마를
탓하는 거예요

 

제대로 먹이지도
씻기지도 않았잖아요!

 

상황이 그랬겠지

 

쟤 봤죠?

 

불결해요

 

공산주의자에 대한 소문이
다 사실인가봐요

 

더럽고
멍청해요

 

들으라면 들으라죠

 

이리 와

 

가자구!

 

쟤, 왜 저래요?

 

공주님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니?

 

버릇없는 놈들

 

여긴 헤븐 스트리트라고 해
네 집이란다

 

얼빠진 놈아!
게임이나 계속할까?

 

들어가렴

 

자, 받아

 

뭐라고 말해야지?

 

벙어리를 데려왔나봐요

 

윗층으로 가자

 

어느 쪽일까?

 

저 쪽이요

 

네 것이란다

 

한스!

 

알았어요, 마님

 

(SINGING LULLABY IN GERMAN)

 

(PLAYING LULLABY)

 

안녕, 공주님

 

시끄러워요
그만 좀 해요!

 

뭐라고 말해야지?

 

감사합니다

 

말할 줄 아네?

 

잘들어라,
지금부턴 날 엄마라고 불러, 알았니?

 

말로 해

 

엄마

 

좋아

 

저기 계신
멍청하고 게을러 빠진 분은

 

아빠라고 불러, 알겠지?

 

아빠

 

누구지?

 

누구세요?

 

루디 슈타이너예요
후버만 아줌마

 

어쩐 일이니?

 

아줌마한테 딸이 생겼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너하고 무슨 상관인데?

 

학교에 데려다 주려고요

 

제 일이나 잘 할 것이지,
무슨 참견이람!

 

안녕, 루디

 

안녕하세요!

 

내 딸과 어울릴 만할까?

 

루디야

 

전 12살이에요

 

리젤, 수프 먹고
외출복을 입고 와라

 

밖에서 기다려!
요 녀석아

 

서둘러, 리젤

 

달리기 좋아하니?

 

내가 이길 거야

 

달리기에선
내가 왕이야

 

말이 없는 편인가?

 

한 번 뱉으면 '예스',
두 번이면 '노' 인가?

 

이제야 말이 통했네

 

사실은, 내 엄마가
가보라고 한 건 아냐

 

너한테 친구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 감사합니다!
- 루디!

 

거기서 뭐하는 거니?

 

그냥요, 아빠

 

그럼, 학교에 빨리 가거라

 

가자

 

넌 누구니?

 

후버만 아줌마의
새로 온 딸이에요

 

슈타이너에게
물은 게 아니다

 

말해봐

 

리젤 메밍거예요

 

칠판에
이름을 써봐

 

얘야, 종일 걸리겠다

 

써봐

 

조용

 

조용!

 

네 자리로 돌아가렴

 

조용

 

바보!
바보! 바보!

 

바보야, 읽기도 못하지?

 

한 단어라도 읽어봐
아무거나 읽어보라구

 

멍청이

 

얘를 죽이겠어!

 

싸움 잘하네

 

프란츠 게르만이
그렇게 맞을 줄이야..

 

토미 뮬러 도시락을
훔쳐 먹었을 때도 그랬지만

 

프란츠는 좀 어리숙해

 

학교에서 제일
바보일 거야

 

그치만 걔는
면도도 해

 

집에 가는 길을
기억하고 있니?

 

읽기 못한다고
그걸 기억도 못하는 바보는 아냐

 

그럼, 난
뒤에서 따라가볼게

 

우리 축구팀에 들어올래?

 

얘, 친구가 되려고
이럴 필요는 없어

 

그만큼 여기에
오래 있진 않을 테니까

 

왜?

 

난 도망갈 거야
그래서 친구가 될 수 없어

 

어디로 갈건데?

 

상관마

 

그럼, 언제
떠날지만이라도 말해주라

 

왜?

 

나도 같이 가게

 

이해를 못하는구나
난 진심이란 말야

 

엄마를 찾아야겠어

 

후버만 아줌마?

 

아니, 바보야
진짜 엄마말야

 

멋지다

 

니 엄마 보고싶다

 

지금 뭐하는 거야?

 

너랑 달리기

 

내가 이기면
네가 키스해줄 거야

 

내가 왜
너랑 키스해야 하는데?

 

몰라, 무슨 상관 있나?

 

내가 꼭 이길 거야

 

이 길 끝까지만 하자

 

내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지?

 

나한테 키스 안해도 돼

 

영원히?

 

뭘 걱정하고 그래?

 

멀리 떠날 거라며?

 

야! 반칙이야!

 

너 날 속였어

 

그래서, 뭐?

 

- 내가 이겼어
- 아냐

 

비겼어

 

비겨도
나한테 키스해야 해

 

니가 너한테나 해라

 

오, 이런

 

널 잡아먹으려 들거야

 

누가?

 

나를 맘씨 착한
사람으로 봤다면

 

대단히 착각한 거다

 

듣고 있니?

 

잘 자라는 말을
해주려고 왔단다

 

이게 뭐니?

 

네 것이니?

 

너처럼 착한 아이가
왜 이런 걸 읽으려고 하지?

 

정말, 네 것이 맞니?

 

원래 내 것은
아니었어요

 

동생 거였어요

 

알겠다

 

네 동생..

 

이름이..
피터 슈트라우스였니?

 

여기에 뭐가 적혀 있는지는
알고 있니?

 

무슨 내용인지
알고 싶어?

 

나도 책을 잘 읽던
사람은 아니란다

 

함께 노력해보자꾸나

 

해볼래?

 

시작하자

 

"묘지관리인의 지침서"

 

♪ 독일인의 노력에
붉은 깃발로 찬양합시다

 

♪ 우린 자유를 향한
길을 만들렵니다

 

♪ 독일인의 노력으로

 

♪ 우린 자유를 향한
길을 만들렵니다

 

♪ 우린 우정의 약속을
맺지 않겠어요

 

♪ 유대인과
게르만이 아닌 자와는

 

♪ 그들은 고귀한 자유를
더럽히기 때문이죠

 

♪ 독일 사람만의
자유증명서를요

 

수정의 밤, 슈트트가르트, 1938년 11월
( Kristall Nacht )

 

- 월터
- 쉿

 

한 사람만
맡을 수 있대요

 

- 막스를 데려가라
- 안되요, 엄마

 

얘를 데려가!
어서 가라!

 

혼자선 안 가요

 

네가 가야해

 

분명히 말하겠다,
네가 가야해

 

이럴 시간이 없어, 막스

 

한 명이거나,
아예 없거나야

 

가자

 

증명서는
안에 넣었어

 

저들이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도 어쩔 수 없어

 

그를 찾아가라

 

용서하세요

 

내가 마침내 막스 반덴베르크의
영혼을 붙잡았을 때가

 

그에게 가장 많이
출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를
떠났을 때도 그랬고

 

무섭지만 안심도 되는
그런 감정을 느껴볼 때도 그랬습니다

 

제시 오웬스가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이래

 

얘야, 조심해라
너희 둘

 

뭐하세요, 아빠?

 

일하는 중이지

 

아저씨는 긁어내는 사람이 아니고
간판그리는 일을 하시잖아요

 

요즘은 긁어내는 사업이
더 잘 된단다, 루디

 

너흰 뭐하면서 살래?

 

회계경리요

 

대단하구나, 리젤
얘는 똑똑하단다, 루디

 

알겠습니다

 

회계경리가 뭐지?

 

우리한텐
절대 필요없는 거야

 

"We wish you...

 

"every success...

 

"with your...

 

-"career...
- 음

 

장례..

 

사업

 

장례사업에서는..

 

우리가 해냈다
네가 읽은 첫번째 책이로구나

 

축하한다

 

그럼, 나에게 약속하는 거다
리젤

 

내가 언젠가 죽게 되면
지침서대로 묻었는지 확인해 다오

 

- 알았지?
- 네

 

챕터6을 건너 뛰면 안된다

 

다시 시작해도 되나요?

 

내일 하자

 

하지만 지금이 내일인데요

 

지금은 자야 해

 

동생 이름은
베르너였어요

 

이리 와
놀래줄 게 있단다

 

너무 깜깜해요

 

불을 켜는 게 좋겠구나

 

이건 사전이란다

 

우리가 배운 단어들이지

 

네가 원하는 만큼
더 적어 보렴

 

이젠 네 거야

 

고마워요, 아빠

 

(COMMENTATOR SPEAKING GERMAN)

 

(COMMENTATOR SPEAKING EXCITEDLY)

 

(CROWD CHEERING)

 

그가 해냈어!
역사를 만들었다고!

 

제시 오웬스

 

제일 빠른 인간!

 

요놈아!

 

이게 무슨 짓이냐?

 

아야!

 

멤버에 남길 바라나?
애 좀 단속하라구!

 

왜 그랬니?

 

왜 제시 오웬스냐?

 

왜냐구요?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인간이잖아요

 

지구상에서 제일 빠른 인간이래!

 

이 녀석, 미쳤군

 

- 아야! 아파요
- 가만 있어, 루디

 

귀에 못이 박히겠네

 

바브라

 

됐어요, 당신이 말해줘요

 

아들아

 

몸을 검게 칠하고
나다니지 말아라, 알겠니?

 

왜요?

 

아무도 네가 흑인이 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지

 

왜 안되요?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
알았지?

 

사랑하는 엄마,
오늘은 총통님의 생일이에요

 

내 생일이면 좋았을 거예요

 

그럼 저를 보러 오셨겠죠

 

하루종일
엄마가 보고싶어요

 

가끔은, 길거리에서
엄마를 보게 되리라 상상해요

 

하지만 그럴 리는 없겠죠

 

새 엄마는 폭풍우 같아요
항상 으르렁거리세요

 

한스, 깃발은 어디에 뒀어요?

 

그걸 못 찾으면
우리가 반항하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알았어, 알았어, 알았다구

 

지하실도 찾아볼게

 

이런 제길

 

리젤, 내려와 있는 게
아무리 좋더라도

 

잠깐씩은
바깥구경도 해야 하지 않니?

 

엄마한테 편지를 쓰는 중이에요

 

그거 잘 됐구나

 

잔소리 안해도
잘 하고 있다고 써주렴

 

그 엄마 말구요

 

그렇구나

 

무슨 얘기를 쓰고 있니?

 

모든 걸요

 

아빠, 엄마
그리고 루디 얘기요

 

이걸 부쳐주실래요?

 

글쎄..

 

저를 데려 온 아줌마한테
보내는 게 좋겠어요

 

하인리히한테?
그렇구나

 

그녀라면
전해줄 수 있을 거야

 

아, 찾았다

 

그래서,
무슨 편지를 쓴대요?

 

엄마한테 보낸다잖아

 

우표값이 아깝군요

 

답장도 받을 수 없는
편지잖아요

 

내가 뭐라고 했어야 했나?

 

한스 씨?
알렉스입니다

 

착실하군요
준비 됐나요?

 

물론이죠

 

리젤!

 

이리 와, 리젤,
퍼레이드 놓치겠다

 

됐다

 

어서 가자

 

- 바보야
- 안녕, 루디

 

(MAN SPEAKING GERMAN ON PA)

 

국가사회주의 혁명으로 인해서

 

국가가 굉장히 부흥했습니다
우린 움츠러들면 안됩니다

 

도덕적으로 우리 자신을
깨끗케 해야 합니다

 

속에 내재된 것까지
지성적으로..

 

교육, 공연, 영화, 문학, 신문

 

이런 것들은
우리의 버팀목이고

 

우리 국가의 모습을 형성합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는

 

지식의 유치함에서
자유를 얻고자 함입니다

 

우린 사회악을
근절시킬 것입니다

 

그것들은 지난 이십 년간
독일을 병들게 했습니다

 

그 쇠사슬을 완전히
끊어 버릴 것입니다

 

우리를 노예처럼
속박하던 사슬 말입니다

 

우린 적들과 싸울 것이며,
그게 전쟁을 의미한다면

 

최후의 승리를 얻을 때까지
우리는 총통을 따를 것입니다

 

전쟁으로
독일은 재충전될 것이고

 

우리의 적들은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금권정치가에게 죽음을,

 

공산주의자에게 죽음을,

 

유대인에게 죽음을

 

위대한 독일 제국과,

 

친애하는 총통
아돌프 히틀러에 대하여

 

만세, 삼창!

 

- 승리!
- 만세!

 

- 승리! 만세!
- 승리! 만세!

 

♪ 도이칠란트, 가장 뛰어난 도이칠란트,
♪ Deutschland, Deutschland über alles,

 

♪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 über alles in der Welt.

 

♪ 끊임없이 방어하고 공격한다면,
♪ Wenn es stets zu Schutz und Trutze,

 

♪ 우애를 갖고 함께 뭉친다면,
♪ Brüderlich zusammenhält,

 

  ♪ 마스 강에서 메멜 강까지,
♪ Von der Maas bis an die Memel,

 

  ♪ 에치 강에서 벨트 해협까지,
♪ Von der Etsch bis an den Belt,

 

♪ 도이칠란트, 가장 뛰어난 도이칠란트,
♪ Deutschland, Deutschland über alles,

 

♪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 über alles in der Welt.

 

♪ 도이칠란트, 가장 뛰어난 도이칠란트,
♪ Deutschland, Deutschland über alles,

 

♪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 über alles in der Welt.

 

야, 제시 오웬스

 

꺼져, 프란츠

 

걔 건들이지마

 

연설은 맘에 들었니, 바보야?
듣기는 했어?

 

어떤 부분을 묻는 거야?

 

니 엄마에 대한 거 말야

 

공산주의자,
그거에 대해 말했잖아

 

말한 사람이 누군데?

 

너도 공산주의자 같다

 

무슨 얘기야?

 

넌 빠져, 슈타이너

 

얘는 알아 들었어

 

책이나 태워

 

어서, 책을 태우라구

 

둘 다, 어서!
내가 지켜보겠어

 

무슨 얘기였어?

 

아무 것도 아냐

 

리젤

 

어디 갔었니?
교회에서 만나기로 했었잖아

 

죄송해요, 아빠

 

이제 가자꾸나

 

그거 뭐니?

 

아무 것도 아녜요

 

어디 아프냐?

 

아뇨, 괜찮아요

 

말해보렴, 왜 그러는 거야?

 

이게 대체 뭐지?

 

훔쳤니?

 

죄송해요, 아빠

 

엄마에게 말하실 거예요?

 

아빠?

 

누가 보진 않았겠지?

 

결심을 말해보마

 

우리끼리 비밀로 하자

 

다른 책처럼
읽어 보자꾸나

 

지하실에서만

 

고마워요, 아빠

 

됐다

 

엄마가 걱정하기 전에 돌아가자
걱정끼치기 싫단다

 

리젤, 가자

 

왜 그러니?

 

리젤?

 

제 엄마는 이제
돌아오실 수 없게 된거죠?

 

공산주의자이셨나요?

 

- 누가 그러든?
- 그런가요?

 

총통님이 쫓아 버렸나요?

 

그럼, 총통을
미워할 거예요

 

안돼

 

그런 말하면
안 된단다

 

절대로
입밖에 내선 안돼

 

알았니?

 

가자

 

'투명인간'
'H.G. 웰스' 지음

 

발음이 좋구나

 

제 1 장

 

이상한 사람의 도착

 

낯선 사람이 나타났다
이른 이..

 

이월

 

착하기도 하지

 

누구죠?

 

아빠, 누구예요?

 

- 한스 후버만씨인가요?
- 그래요

 

아직도 아코디언을
연주하세요?

 

빨리 들어와

 

- 아빠!
- 리젤, 가서 자렴!

 

이게 무슨 일이죠?

 

막스야

 

안돼, 안돼

 

나 좀 도와줘

 

이층으로 데려가야겠어

 

리젤, 아무 일도 아니란다

 

여기에 눕히자

 

따끈한 수프를
먹여야 되겠어요

 

누구예요, 아빠?

 

아주 중요한 걸
말해줄게, 리젤

 

잘 들어야한다

 

저건
내 아코디언이 아니었단다

 

아코디언의 주인은
저 사람 아버지였어

 

훔친 건가요?

 

아니다

 

난 그저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분은 죽었나요?

 

그래

 

아주 오래 전에

 

네가 태어나기도 전이지

 

난 그 사람이
죽는 걸 지켜봤어

 

전쟁 중이었지

 

전쟁에 참전하셨었나요?

 

그랬단다

 

저 사람 아버지는
목숨을 버렸어

 

날 위해서 말야

 

그래서 난 그의 가족에게
약속을 했어

 

도울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돕겠다고 맹세를 했지

 

이제, 네가 나한테
약속을 해줘야할 게 있단다

 

너도 나에게 맹세를 해줘

 

이 손님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말야

 

누구에게도,
어떤 영혼에게도 말해선 안돼

 

루디한테도

 

다시 말할게, 리젤

 

영혼한테 하는
혼잣말도 안된단다

 

알겠니?

 

 

약속을 잘 지켜야
훌륭한 사람이란다, 리젤

 

맹세하는 거지?

 

네, 아빠

 

약속할게요

 

애한테 말했어요?

 

그래

 

혼잣말이라도
해선 안되는데

 

걔도 알아들었어

 

- 걔를 어떻게 믿어요?
- 우리 딸이잖소

 

- 아직 어린애예요!
- 로사

 

다른 방도가 없잖아

 

죽을 것처럼 보이는데..

 

음식맛도 잊어버릴 만큼
몹시 굶주렸을 거야

 

뭘 먹이죠?

 

우리 먹기도 모자르는데!

 

어떻게든 해보자구

 

'어떻게든'이라니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이미 알고 있었잖아

 

내일 돌려보내죠

 

당국도 이해해줄 거예요

 

밤 늦게 생긴 일이었다고
말하면 될 거예요

 

로사

 

- 알아요
- 애써 찾아 온 거야

 

- 난 그에게 빚이 있어
- 알아요

 

그럼, 얘기 끝내자

 

최대한 순리를 따르자구

 

안녕

 

안녕

 

무슨 꿈이었어요?

 

엄마 꿈

 

그거 아저씨 책이에요?

 

그래

 

아니, 그건..

 

원래 내 건 아니었어

 

훔친거예요?

 

아니

 

- 봐도 되요?
- 그건..

 

애들 책이 아냐

 

 

굿모닝, 막스

 

리젤과는 인사했니?

 

리젤

 

걱정마라

 

얘는 착한 아이야

 

한마디도 안돼

 

좋아, 깜찍한 것

 

왜 이렇게 서둘러?

 

집에 빨리 가야 해

 

경주하자

 

난 들어가야 해

 

뭘 기다려? 내 허락?

 

아니, 그냥 말해주는 거야

 

좋아

 

또 보자

 

어디 갔었니?
늦었구나

 

최대한 빨리
온 거예요

 

아무 말도
하지는 않았겠지?

 

- 그럼요, 엄마
- 로사

 

리젤! 아저씨는 잠들었어

 

 

내 음식에 대해서
감사하단 말은 해야지?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괜찮아질까요?

 

물론이지

 

넌 호기심이
참 많구나

 

그럴려던 건 아녜요

 

쉬~잇

 

괜찮아

 

뭐에 대한 책이에요?

 

히틀러

 

히틀러한테서
도망치는 중인가요?

 

그래

 

공산주의자예요?

 

난 유대인이야

 

엄마를 데려갔나요?

 

아마도

 

걱정하지 마세요

 

나도 처음 왔을 땐
많이 울었어요

 

수프 맛이 끔찍하죠?

 

믿기 어렵겠지만,

 

내가 처한 상황은
그보다 훨씬 끔직해

 

리젤!

 

네가 할 일이 있다

 

돈 세어보는 거
잊지 마라

 

정확한 금액을
받아 와야 해

 

아니면 돌아올 생각말고

 

시장님 집이야

 

확실해?

 

이렇게 생긴 집을
본 적 있냐?

 

총통하고도
식사한 적이 있대

 

빨래예요

 

들어오너라

 

가봐

 

기다려라

 

감사합니다

 

너 책 좋아하지?

 

이리 오렴

 

"The Dream Carrier"

 

루디

 

이만 가봐야 해요

 

읽고 싶으면
언제든 오렴

 

그건 여기에 두자

 

네, 헤르만 아주머니

 

'일사'라고 부르렴

 

네 이름은 뭐니?

 

리젤이에요

 

용감한 소녀로구나, 리젤

 

거기서, 바보야!

 

잡아봐!

 

야, 바보야! 소식은 들었어?

 

영국이 우리한테 선전포고를 했다구!
영국과 전쟁할 거야!

 

전쟁한다!

 

영국이 선전포고했다!

 

항상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전쟁에 대한 흥분과 갈망

 

수 년에 걸쳐
이런 젊은이들을 보아왔습니다

 

적에게 돌진하는 것을
상상하고 있는 젊은이들 말입니다

 

진실을 말하자면,
결국은 내 품에 달려드는 꼴이라는 겁니다

 

이겼다!

 

뛰어나군

 

다음엔
잘 보고 다녀

 

죽어버려, 프란츠!

 

왜 그래, 제시 오웬스?
검둥이가 되고싶었잖아

 

요한이 누구예요?

 

그는 책 읽는 걸
좋아했었단다

 

너처럼 용감했지

 

이 모두가 그의 것이었어
이 모든걸 읽었지

 

여기 있는 것 모두

 

여기 모든 책을

 

그의 시체를 못찾았단다

 

시체를 보여줬다면
믿었을텐데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니?

 

어머니는 자식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법이란다

 

이만 가야겠어요

 

엄마가 날
정말로 사랑했을까요?

 

물론이지

 

어떤 엄마든
자기 자식은 사랑하는 법이야

 

히틀러 엄마도..

 

히틀러한테
편지도 썼을까요?

 

"친애하는 총통"

 

"네 아빠가 오실 때까진 기다려라"

 

"사랑한다, 엄마가"

 

"친애하는 총통, 어질러 놓은 것은 정리해라"

 

"친애하는 총통, 머리는 누가 깎아주니?"

 

"그 꼴로 나다니는 건 아니겠지?"

 

"입술 위쪽에 있는 건 뭐냐?"

 

"나한테는 목청을 높이지마라"

 

"소리지를 땐, 침 튀기지 말아라"

 

한스

 

그에게 욕창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누워 있게만 해선
안 되겠군

 

방안에서
서성거릴 수도 없고

 

왜 안되죠?

 

사람 눈에
뜨일 수도 있잖아

 

누워만 있을 수도 없고,
딴데로 옮겨야 하겠어요

 

왜요?

 

쟤 말하는 것 좀 봐!
이유는 설명했잖아

 

로사

 

제안하시는 게 뭐예요?

 

제안?
들어볼래?

 

그를 지하실로 옮겨야겠다

 

쾌적한 곳은 아닐세
우리도 알고 있어

 

미안하네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데요

 

과분한 대접입니다

 

리젤이 공부하는 거야
일종의 사전이지

 

최대한 안락하게 꾸며줄게

 

미안하네
침대는 없어

 

누가 보면 큰일나니까
이해하지?

 

공부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와서 해

 

노크하는 건
잊지말고

 

지하실에 있을게
아무데도 안 갈거야

 

약속할게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해파리"

 

"해파리"

 

해파리

 

이런 단어들은
어디서 봤었니?

 

비밀이에요

 

그럼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지?

 

시장님 부인

 

그녀의 책들을
읽게 해주셨어요

 

단어들을 기억해 두었었죠

 

"기억은 영혼의 기록이다"

 

누가 한 말인지 아니?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람이야

 

부탁 좀 하나 할까?

 

하룻동안 일어난
일들을 말해줄래?

 

바깥은 어떤지?

 

구름낀 날씨예요

 

아니, 아니

 

너만의 느낌을
얘기해줘

 

너의 눈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게 얘기를 했을까?

 

흐릿한 날이라고 할까요?

 

흐릿하다..좋아
계속해봐

 

모든 게 구름에 가려져서
답답해요

 

그리고 태양은..

 

태양처럼 보이지 않아요

 

뭐 처럼 보이는데?

 

은색 굴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고맙다
나한테도 보이는 것 같아

 

"적들이 듣고 있다"
"Feind hort mit"

 

우린 유대인을
숨겨주고 있어요

 

요한?

 

아녜요

 

리젤이에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유는 말하지 않든?

 

정말 모르겠군요

 

그 사람 셔츠도
똑같은 방식으로 다림질 했는데

 

더이상 일감을
줄 수 없게 됐나 보지

 

줄 수 없게 됐다구요?

 

우리가 할 수 없게 된 거겠죠

 

고객이 또 하나 줄었어요

 

먹여야 할 입은
네 개인데

 

이렇게 해요

 

두 끼만 먹읍시다
세 끼는 안되겠어요

 

맞춰서 살아야죠

 

외출복 하나 사줄게

 

열네번째 네 생일엔
그걸 입혀주고 싶었다

 

그땐 꼭 오셔야 해요, 아빠

 

아셨죠?

 

한스!

 

로사

 

부탁 좀 할게
제발 좀,

 

5분간만,
입 좀 다물고 있어줄래?

 

뭘 좀 가져왔어요

 

- 오늘 건가?
- 네

 

프란츠 게르만이
준 거예요

 

참 감사하게도 말이죠

 

"히틀러는 모스크바를 점령하려한다"

 

온 세상이 미쳤군

 

그치만..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요?

 

막스?

 

날씨 보고서는 준비됐니?

 

넌 참 놀랍구나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어요

 

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

 

빨리 가자!

 

막스

 

눈이 다 없어졌어요!

 

막스, 아빨 맞춰요!

 

아래에서
대체 뭣들 하는 거예요?

 

로사!

 

전쟁터에 미친 여자가 왔다!
안돼, 안돼!

 

난, 총알이 떨어졌어!

 

이런 멍청한 짓은
처음 해봤네요

 

하지만, 재밌어했잖아

 

이게 녹으면
어떻게 하죠?

 

걸레질을 해야지, 이것아

 

여긴 추워서
녹지 않고 얼어버릴 거야

 

그러고 보니, 여기서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고 있었구나

 

관심 안 주셔도 되요

 

말이 안되지
모두가 네 걱정뿐인데

 

이번이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예요

 

나한텐 첫번째 크리스마스야

 

그동안 이런 재미를
놓쳐 왔다는 말이군

 

이제 잠잘 시간이군

 

안되요, 아빠
제발요

 

아버지 말을 듣거라

 

조금 더 있다가
올라가렴

 

당신은 쟤한테
너무 물러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어

 

내가 가진 거 전부야

 

그치만..

 

열어 봐

 

리젤에게

 

막스로부터

 

무슨 뜻이죠?

 

"기록해라"

 

유대교에선,

 

이렇게 가르치고 있어
모든 생명체..

 

나뭇잎이나, 새들은

 

삶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 있는 거다

 

그게 우리와
진흙덩이의 차이야, 이야기가 있다는 거

 

이야기는 생명이야, 리젤

 

모두 백지야

 

네가 채워 넣어

 

맙소사

 

죽을 것 같아요?

 

조용해라!

 

그런 얘긴 하고싶지 않다
알아 들었니?

 

이 년동안 모두를
굶기지 않았는데..

 

그가 죽는다니..

 

제 잘못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눈사람을
만들자고 했잖아요

 

왜 그걸 만들었었죠?

 

해야만 했으니까

 

아무데도 안 간다고 했잖아요, 막스

 

약속도 했었는데

 

"투명인간"

 

"H.G. 웰스 지음"

 

"낯선 사람이 이른 이 월에 찾아 왔다.."

 

"어느 추운 겨울날.."

 

"살을 에는 바람과 눈속을 뚫고.."

 

"마지막 눈이 내리는.."

 

"아무도 그들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가 죽기 전에는"

 

"끝"

 

막스?

 

"제 1 장"

 

일사?

 

"많은 사람의 눈들이
그가 지나온 거리를.."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그의 죄를 지적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맘대로 되진 못했다"

 

"그는 속박을 풀어내곤.."

 

"자신의 운명을 향해
점점 더 빠르게 나아갔다"

 

"...복도의 먼지 였다.."

 

"그 옷의 감촉은
그녀 보다는 그 남자 옆에.."

 

"갑작스러운 깨우침이었다
모든 게 아무 의미 없다는 걸 알았다"

 

- 뭘 잃어버렸니?
- 루디!

 

뭐하고 있어?

 

널 감시하고 있었지

 

그거 줘!

 

그럼, 맞춰볼게
출입문이 어디 있는지 잊은 거야

 

내가 도와줄게, 바보야

 

시장님한테서
훔칠 배짱이 있다면 말야

 

너만 알고 있어

 

훔친 게 아냐,
빌리는 거야

 

빌렸다는 게 무엇이든

 

나도 좀 보자

 

니가 생각하고 있는 건 아냐

 

그럼..

 

그게 뭐야?

 

책이야
그게 다야

 

책?
너 바보냐?

 

우린 배가 고픈데
책이나 훔쳤다구?

 

훔친다는 말은
그만 해

 

음식은 어때?
부엌에 가볼 생각은 안했냐?

 

안했어

 

계획을 세워 보자

 

미안, 관심없어

 

넌 친구한테
비밀이 너무 많아

 

그게 무슨 뜻이야?

 

막스가 누구지?

 

누구야?

 

리젤!

 

무슨 일인지 말해줘!

 

말해봐, 그가 누구야?

 

남자 친구니?

 

뭐?

 

고작 그 생각이니?

 

그럼 뭐야?

 

말해주라, 누구야?

 

안돼

 

왜 안되는데?

 

비밀이야

 

날 못 믿는 거지?

 

그런 건 아냐, 루디
말 못해

 

만약 내가..

 

얘기를 하게 되면
난 멀리 보내질 거야

 

아빠도 멀리 보내지고

 

그 사람한테는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몰라

 

그 사람?

 

누군가를 숨겨주고 있지?

 

숨겨주고 있는 거야, 맞지?

 

리젤!

 

한 번 뱉으면 예스
두 번이면 노

 

알겠다

 

아무도 알아선 안돼, 루디

 

명심해

 

날 믿어봐

 

걱정하지마

 

누구한테도
얘기 안할게

 

무슨 얘기를
안 한다는 거야?

 

안녕, 슈타이너
안녕, 바보야

 

뒤에 감춘 게
뭐야?

 

이리 줘봐

 

가만 놔둬!

 

이리 줘봐!

 

이리 줘봐!

 

뭐였어?
뭐였냐구?

 

니가 상관할 일이 아냐, 게르만

 

놔둬!

 

넌 이제 끝장이야
슈타이너

 

널 고발하겠어

 

뭣땜에?
일기장을 가졌다고?

 

뭔가 꾸미고
있다는 건 알겠다구

 

가보자!

 

빨리!

 

뭐하는 거야?

 

어디로 갔는지 알아!
잘 봐두었어!

 

너무 차가워, 루디
얼어 죽겠다

 

루디!

 

루디?

 

루디!

 

루디?

 

루디, 난 헤엄 못쳐!

 

루디!

 

제발!

 

찾았다!

 

루디!

 

내가 오해를..

 

그만 두자

 

이젠 믿을 만 하니?

 

그래

 

그럼, 키스는 어때?

 

너 얼겠다

 

잘 자,

 

책도둑

 

잘 자, 물고기야

 

루디에게 말했어요

 

- 여기로!
- 난 여기 있어!

 

저기 봐!

 

왜 왔을까?

 

지하실을 검사한대
어젯 밤엔 내 사촌 집을 검사했어

 

뭣 때문에?

 

우린 계속 놀까?

 

빨리!

 

여기로 패스해!

 

너 바보냐?

 

집에 가야겠어

 

잘됐네

 

얘가 다쳤잖아

 

미처 말릴 수 없었어

 

난 괜찮아

 

- 엄마!
- 왜 큰소리니?

 

그들이 오고 있어요

 

누가?

 

지하실을 검사한대요

 

한스, 빨리 이리와요!

 

- 왜 그래?
- 누가 오고 있어요

 

지하실을 검사한대요

 

그를 숨겨야 해요

 

윗층으로 올려 보내서
침대밑에 숨겨요

 

막스!

 

막스!

 

일어나, 가자

 

저...군대에 가면
총도 주나요?

 

엄마!

 

오, 맙소사

 

한스, 그만 해요!

 

볼프강, 놀랬잖아요
잘 지냈어요?

 

한스를 불러올까요?

 

한스!

 

아뇨, 아뇨
지하실만 보면 되요

 

리젤, 에델씨에게..

 

- 냉수 좀 드릴래?
- 괜찮아요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붕대 좀 감아야 하겠네요

 

이런, 리젤! 그래요!
부탁 좀 들어줄래요?

 

약상자 좀 줘요
저기에.. 있는..

 

계단은 어디 있죠?

 

뭐요?

 

지하실 문이요

 

아!

 

볼프

 

자네가 온다는 소릴 들어서,
정리 좀 하던 중일세

 

누구한테 들었나?

 

누가 우리 세탁물을 받아 갔었지?

 

슈나이더 부인이요

 

슈나이더 부인, 그래
그녀가 말해줬었지

 

이리 오게

 

불을 켤 수 있나?

 

그럼, 물론이지

 

이 잡동사니들을
죄다 버려야 하겠어

 

어느 지하실에선
놀랄 만한 걸 발견했었다네

 

놀랄 만한 게 없을텐데

 

리젤이 내려와서
놀곤 했다네

 

밖의 신선한 공기도 좀
마셔보라고 하는 중일세

 

그건 그렇고,
뭘 찾는 중인가?

 

이건 뭐지?

 

페인트 붓이야

 

더 잘 보관해야겠어

 

리젤이 내 말을
잘 안 들어서..

 

아직도 일거리가 없나, 한스?

 

많지는 않지

 

내 말대로
입당을 했어야 했어

 

그랬으면 부인께선
등도 다치지 않았을 거고

 

남의 속옷을
빨지 않아도 되잖아

 

내 말이 맞죠, 로사?

 

맞아요

 

도대체 왜 그러나?

 

아직 입당했다는
소릴 못 들었네

 

식구를 위해서라도
기회를 잡으라고

 

글쎄요..

 

이 수퇘지가
게으름만 피우지 않고

 

힘내서
마땅히 할 일만 해도 되겠는데

 

어떻게 같이 사는지
정말 모르겠군

 

나도 마찬가지일세

 

아직 늦지 않았네, 한스

 

그래서, 우리 지하실이 어떤가?

 

전혀 쓸모가 없어
천장이 너무 낮아

 

뭐에 쓰려고요?

 

공습대피용이죠
거리마다 하나씩은 있어야 하거든요

 

넌 좀 조심해야겠다

 

네, 에델 씨

 

한스..

 

그가 죽으면 어떡하죠?

 

거기에 내버려둘 수도 없고

 

냄새때문에 들킬거예요

 

한스, 겁이 나요

 

이봐,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가 죽으면,

 

그때가서 방법을 찾으면 돼

 

아직은 죽지 않았잖아

 

알았지?

 

후버만 부인?

 

리젤과 얘기할 게 있어요

 

알겠습니다
리젤?

 

아야!

 

무슨 짓을 한 게냐, 꼬마 도둑년아?

 

뭐라구요, 엄마?

 

나한테
"뭐"라는 말 쓰지 마라

 

너한테 수백번 얘기했잖니

 

그냥 놔두고 오라고
듣고 있니?

 

공부 시작하자

 

미안하다

 

엄마, 왜 그래요?

 

막스 일인가요?

 

이게 네 것이라고 하더구나

 

누가 그런 말을 했죠?

 

그가 깨어났단다

 

이제는 죽지는 않을 거야!

 

엄마!

 

조심하거라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구나

 

알려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단다

 

바보스럽지?
알고 있단다

 

아뇨, 엄마
안그래요

 

고마워요

 

이제, 미소를 감추는 게 좋겠다

 

아무 일 없는 듯
돌아가서

 

내가 마녀인것처럼
연극을 하는 거야, 알았지?

 

알았어요

 

이것만은 알아다오

 

내가..
아니다

 

가 보거라

 

미소를 감출 수 있게
도와줄까?

 

또 그런 짓 하는 걸

 

나한테 들키면

 

발가락까지 묶어놓을 거야

 

듣고 있니, 이것아?

 

알았어?

 

막스!

 

막스!

 

깨어났다고 들었어요

 

네가 책을 읽어 줘서
깨어날 수 있었어

 

듣고 있었어요?

 

물론이지

 

고맙다

 

그래서,

 

루디는 어떻게 지내니?

 

모르겠어요

 

목이 아프대요

 

네가 싫어하는 애보다
좋아하는 애가 더 문제로구나, 그렇지?

 

리젤, 공습이다!

 

가보렴

 

아저씨는요?

 

여기 있을게
난 괜찮아

 

지하실은 괜찮을 거야, 그렇겠지?

 

내 말 들었니, 밥통아?

 

네, 엄마

 

만 명의 영혼이 머리를 감싸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한 명의 유대인만은 별들을 보며
신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이게 가진 거
전부예요

 

죄송합니다

 

남편 귀환때
마시려던 거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그가 유대인이래요

 

출생증명서를 찾았대요

 

아들이 하나인 레만이래요
둘이어야 하는데

 

제발!

 

한 아들은
입대를 했다구요!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어요!

 

- 제발요
- 차에 태워!

 

제발요!

 

절 알잖아요

 

제발!

 

절 아시잖아요! 제발요!

 

난 독일인이에요!

 

제발..

 

난 이사람을 압니다
여기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는 좋은 사람입니다

 

이름이 뭐요?

 

한스 후버만입니다

 

- 제발! 그는 성실한 사람입니다
- 물러서!

 

아빠!

 

아빠!

 

리젤!

 

루디!

 

루디

 

수그리고 있어요

 

무슨 정신에 그랬지?

 

내 이름을 적어 갔다구

 

하나님, 어찌했어야 했나요?

 

내 탓이야!
내가 우릴 파멸시켰어!

 

미안해, 로사

 

미안해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아빠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아빠는 그 사람들에게
인간애를 상기시킨 거야

 

사과할 수 없을까요?

 

누구한테?

 

히틀러에게?

 

아빠를 잡아갈까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여기에서
날 발견하게 되면

 

우리 모두가 잡혀갈 거야

 

안돼요, 막스

 

이렇게 해야만 해, 리젤

 

미안하구나

 

그치만 약속했었잖아요

 

널 위해 그러는 거야

 

너의 가족을 위해서 말야

 

그치만 아저씨도
우리 가족인 걸요

 

넌 나를 살아 있게 해줬어, 리젤

 

그건 절대로 잊지 않을게

 

누군가를 잃기 싫어요

 

너를 떠나는 게 아냐, 리젤

 

너의 글 속에서
언제나 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거기서 내가 살고 있을게

 

막스..

 

이걸 입게

 

고맙습니다

 

이거

 

담요 두 장과 양말 한 켤레야

 

그리고 전에 말했던
치즈 좀 넣었어

 

로사 아주머니

 

가져 가

 

이리 와, 리젤

 

놔둬요

 

한스?

 

코트를 입어야겠군

 

슈타이너씨인가요?

 

네?

 

당신 아들 루디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왔습니다

 

루디 슈타이너요

 

걔는 옆집에 사는데요

 

왜 그러시는데요?

 

엘리트 훈련을 받게 된대요

 

여름부터 시작한답니다

 

유감이군요, 바브라

 

한스 후버만 씨?

 

'징집된'이 무슨 뜻이에요?

 

(MAN SPEAKING GERMAN ON PA)

 

이제 많이 컸구나

 

몰랐었네

 

보고싶을 거야

 

모두가 떠나요

 

루디도요

 

루디는 잘 될 거야

 

엄마를 잘 보살피렴
보기만큼 강한 여자가 아니란다

 

알고 있어요

 

착하구나

 

아빠?

 

돌아오셔야 해요

 

나 어때?

 

신발이 안 어울려

 

얼굴도

 

갈까?

 

어디 가는데?

 

보고도 몰라?
사라질 거야

 

이걸 쭉 생각했었어?

 

그래

 

난 죽기 싫어

 

쭉 생각해왔어

 

넌 어디로 갈 거야?

 

'너'라니?
'우리'로 바꾸면 안될까?

 

니가 진심인줄은 몰랐어

 

이게 뭐 같아 보이니?

 

점심 도시락?

 

축구공은 아니고
뭐가 들어 있구나?

 

아빠가 보고 싶어

 

살아계신지 조차도
난 모르고 있어

 

아직 준비가 안됐어

 

죽기 전에
어른이 되고 싶어

 

내 동생도 그랬지

 

미안

 

뽑아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누가 그랬을까?

 

난 히틀러가 싫어

 

나도

 

난 히틀러가 싫다구!

 

난 히틀러가 싫어!

 

난 히틀러가 싫어!

 

- 난 히틀러가 싫어!
- 히틀러는 멍청해!

 

망해라, 히틀러!

 

나에게 남은 건
너 뿐이야, 루디

 

집에 가자

 

폭격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좀 더 공평하겠군요

 

나 만큼 총통에게 충성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요

 

예전에, 소년의 유령이
있었습니다

 

그림자 속에
숨어 살기를 좋아했죠

 

그래서, 사람들을
놀래키지는 않았습니다

 

- 무슨 얘기야?
- 누가 말하는 거야?

 

뭐하는 거니?

 

이야기 해주는 거야

 

왜?

 

그 소년이 누구지?

 

여자애가 얘기하고 있어

 

크게 말해봐라

 

쉬~잇

 

다시 해보렴

 

예전에, 소년의 유령이
있었습니다

 

그림자 속에
숨어 살기를 좋아했죠

 

그래서, 사람들을
놀래키지는 않았습니다

 

그 소년은, 아직 살아 있는
여동생을 기다리는게 일과 였습니다

 

그녀는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오빠가 그런 곳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계속하렴

 

어느날 밤, 그녀의 방에
어둠이 스며들었을 때

 

그녀는 오빠에게
낮에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했습니다

 

햇님의 감촉에 대해서
말해주었고

 

공기를 마실 때의
느낌도 알려주었습니다

 

혀끝으로 맛 본 눈의 느낌도요,
그러자 그녀는 스스로

 

아직 살아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이보게들

 

모두들 괜찮은가?

 

이 분 좀 보게
이젠 할아버지도 징집하는군

 

이보쇼, 노인 양반,
이빨은 성하신가요?

 

그들은 숲속에
함께 앉았습니다

 

그리곤 태양이 떠오르는 걸
지켜봤습니다

 

그러자 소년은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오, 리젤

 

(SOLDIERS SHOUTING IN GERMAN)

 

막스?

 

막스?

 

막스!

 

막스!

 

야!

 

뭘 하려고?

 

막스?

 

- 리젤!
- 막스?

 

- 막스를 아시나요?
- 리젤!

 

막스를 알고 계세요?

 

막스?

 

막스를 알고 계세요?

 

저리 비켜, 멍청한 년아!

 

리젤!

 

잊지 않을 거야
잊지 않을 거야

 

잊지 않을 거야

 

잊지 않을 거야, 막스

 

리젤!

 

저리 가라니까!

 

리젤!

 

아빠처럼, 너도 그를
너무 좋아하는 건 알고 있지?

 

그게 잘못된 건가요?

 

그런 건 아니다

 

바보야, 나랑 놀래?

 

오늘은 안돼

 

그럼, 뭔가를 훔치자

 

훔친 적 없어
빌리는 거야

 

그럼, 프란츠 자전거를 빌려서
여길 뜨자

 

책 읽고 있는 거
안 보이니?

 

아직도 나한테 화났니?

 

뭣 땜에?

 

너를 말려서

 

아냐, 루디

 

넌 아주 용감했어

 

아빠!

 

오셨군요!

 

왜 그러니, 아가야?

 

귀여운 내 딸

 

귀여운 내 딸

 

당신 연주를 들으니
정말 좋군요

 

잘 들리지가 않아

 

자러가야겠어요

 

너무 늦지 말아요, 둘 다

 

네가 한 일을
엄마에게서 들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했어야 했는지도 모르지

 

내내 막스 생각뿐이에요

 

어디 있는 지
걱정도 되고

 

나도 그렇단다

 

무슨 의미가 있었는 진 모르겠다

 

그의 삶, 모든 것과

 

우리가 했던 일
모두가 말이다

 

인간이 되려
했을 뿐이죠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을 거예요

 

리젤...

 

다 컸구나

 

내가 배운 것은, 삶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시작해 보기로 했다

 

난 언제나 그걸 무시하려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기차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눈과

 

내 동생

 

차창 밖의 세상은
스노우 셰이커의 속처럼 보였다

 

헤븐 스트리트라는 장소에

 

아코디언을 갖고 있는 맘씨 착한 아저씨와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줌마가

 

새로 올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지하실에서 살았고
마치 날개 없는, 조용한 올빼미 같았다

 

해뜨기 전에는
얼굴도 몰라볼 정도였다

 

책은 강을 따라
흘러 갔는데

 

마치 금발 소년에게 쫓기는
빨간 물고기처럼 보였다

 

내 눈을 뜨게 해준
막스에게

 

잘 자라, 공주님

 

난 언제나 낫과 망토로 상상되는
내 모습을 아주 좋아해왔습니다

 

어둠과 으스스함도요

 

불행히도 나는, 정상적이거나
평범한 장소에는 가지 않습니다

 

아무도 천국이라 명명된 이 곳을
폭격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도를 잘못봐서
그랬을 겁니다

 

그날 저녁엔
공습경보도 없었죠

 

먼저, 루디 동생들입니다

 

그들 꿈을 들여다 봤습니다

 

그리곤, 그 애의
엄마에게 키스했습니다

 

이번엔, 프란츠 게르만의 맘속에서
비열함을 훔쳤죠

 

로사의 코고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녀가 날 나쁜 자식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분명 들렸습니다

 

그리곤, 본래의 넓은 마음을
좀 더 베풀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한스에 대해 말하자면
그의 영혼은 애들보다 더 순수합니다

 

아코디언을 마지막으로 한 번 조율하고 싶어
안달을 하는 그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이 보였습니다

 

리젤..

 

여기야!

 

저리 치우자

 

손 내밀어

 

엄마? 아빠?

 

아빠?

 

아빠

 

루디?

 

바보

 

리젤

 

말해줄 게 있어..

 

말하지 마

 

해야만 해

 

리..

 

루디?

 

루디, 안돼

 

루디, 정신차려

 

루디, 안돼!

 

정신차려, 루디!
루디, 일어나!

 

루디, 키스해줘

 

루디, 그의 영혼이
내 품에 안겼습니다

 

난 항상 인간의
선과 악을 찾아냅니다

 

난 그들의 추함과
아름다움을 보고 있죠

 

그런 것이 공존한다는 게
참 이상합니다

 

리젤!

 

막스!

 

난 많은 일들을
보아 왔습니다

 

세상의 최악의
재난상황에도 가봤습니다

 

악당들을 위해서
일도 했고요

 

멋진 경이로움도
봐왔습니다

 

하지만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여전한 진실이 있습니다

 

아무도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거죠

 

마침내 내가 리젤에게 다가갔을 때

 

그녀가 구십 년을 현명하게 살았다는 사실이
나를 즐겁게 했습니다

 

그동안 그녀의 얘기는
많은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었지요

 

그들 중엔 내가 지나다가
알게 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막스는 리젤만큼 오래 살아
끝까지 친구로 지냈습니다

 

오래 살았죠

 

그녀의 마지막 생각은..

 

그녀와 인연을 맺게 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세 자녀,

 

그녀의 손자들,

 

그녀의 남편

 

그들 중에서, 등불과 같은 존재는

 

한스와 로사,

 

그녀의 동생,

 

언제까지나 레몬 빛
머리를 한 소년입니다

 

책도둑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그녀는 삶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준
몇 안되는 영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아무 말도 없었죠

 

평안만이 있었습니다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유일한 진실은

 

나는 인간들 주위에
출몰한다는 겁니다